의미있게 방학을 보내보자

의미있게 방학을 보내보자

다들 안녕하신지요, 저는 고3 개발자 박상현(dovi)이라고 합니다. 취업을 앞두고 여름방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3학년의 방학은 방학이라고 마냥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ㅜㅜ,, 원래는 1학기 때 취업을 해서 2학기에는 학교가 아닌 회사(되도록 서울)에서 현장실습을 하며 지낼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학교 채용 공고로 2곳 정도 면접을 보기도 했고, 여러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3번 정도 서류합격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원래 일이란 뜻대로 잘되지 않는 법… 돌아오는 것은 아래와 같은 형식의 마음 아픈 이메일들 뿐이었습니다…

괜찮아 짤
안타깝게도 이번 채용에서는 박상현님을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박상현님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며,
본인에게 맞는 기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여기시고, 크게 낙심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OOO에 관심갖고 지원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좋은 인연으로 만나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하 이제는 덤덤합니다, 기업들은 인재 한 명을 놓친 것일 뿐입니다 🥲🥲. (암 오케, 암 파인,,, 괜차나, 괜차나,, 띵디리링 리링,,,)

진짜 상현이는 덤덤한 게 맞을까??

넵, 지금은 아무렇지 않고 크게 신경 안 씁니다. 취업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니깐요 :)
그래도 처음엔 속이 매우 여린 저는 남몰래 눈물을 훔치곤 했습니다. 그렇다고 겉으론 티를 내고 싶지 않아서 주변인들에게 괜찮은 척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다라는 말이 있지요, 그 실망 때문에 무엇을 하든 자꾸 탈락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스스로 점점 지쳐가며 자존감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다시 딛고 일어서며 극복해야 하는 게 잔인하고도 무서웠습니다. 게다가 주변에서 몇몇 취업하는 친구들을 보면 어서 빨리 취업하고 싶다는 초조함과 불안감이 몰려오곤 했습니다.

초조해
짤

그렇게 학교생활이 조금 두려워질 때 즈음, 위로를 받고 싶었던 마음에 엄마께 조언을 얻고자 솔직히 털어놓아 보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엄마는 상현아, 그거는 어쩔 수 없는 거야. 극복하며 나아가야 해. 지금 힘든 시기인거 잘 알지. 하지만 그걸 해결하는 것도 다 네 몫이야.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너무 현실적인 말씀이어서 상처에 소금을 맞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된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엄마께서 해주신 말씀이 저를 극복하게 해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답답하게 구는 건 저답지 않는 행동인 것을 깨닫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뼈 아픈(?) 조언이 오히려 약이 될 지 몰랐거든요. 덕분에 이제 정신차리고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알 것 같은 실마리를 잡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엄마 사랑해 🥰

그렇게 저는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되었고, 가장 중요한 3학년인 만큼 취뽀를 위해 이 방학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방학을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까?

음 배경설명이 길었네요,, 암튼 여름방학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막상 뭐부터 해야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실마리를 잡았지만 잘못하다간 놓칠 것 같은 기분이라 해야 하나요.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예전부터 제 생각들을 정리할 곳과 마음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남길 곳이 필요했었습니다. 그렇다고 velog,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같은 곳에 정리하기엔 FE 개발자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DOVI-LOG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방학까지 개발하고 개학 후 운영하려고 했습니다만, 개발하면서 좋은 레퍼런스를 보다 보니 의도치 않게 거의 3~4일만에 끝나게 되었습니다 😂😂. 방학 때의 주요목표를 벌써 끝내버려서 위 타이틀처럼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지 소문이 날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는데, 아직 많이 남은 방학동안 서류도 넣으면서 마음의 양식을 쌓고자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아, 물론 블로그도 포스팅하며 지낼 계획입니다. 방학 잘 보내고 있다고 열심히 소문을 내야하니깐요 ㅎㅎ 🤭🤭.

독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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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목표들 중 가장 1순위로 생각하는 것은 도서관에서 책 읽기입니다. (2순위가 DOVI-LOG 개발이였음) 왜냐하면, 저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최근 느끼는 건데 노트북, 데스크톱, 핸드폰 등 전자기기에 노출되다 보니 뭔가 퇴화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평소에 언어구사력과 이해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뭔가 더 부족해진 느낌이 들어서 이를 채우고자 책 읽기를 1순위 목표로 설정했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실행에 옮기고자 도서관에 갔는데 휴무일이어서 못 들어가 많이 슬펐었습니다 ㅜㅜ,, 첫날부터 꼬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버스 타고 가야 해서 매일매일 하려니 귀찮니즘이 도질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마침 오랜만에 연락이 온 중학교 친구가 제가 사는 동네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전혀 몰랐었는데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덕분에 귀찮니즘이 일어날 일은 없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꾸벅)

오늘이 금요일(07.26)이니 다음 주부터 도서관에 가볼려고 합니다. 벌써부터 책을 읽으려니 두근두근 합니다. 요즘 셜록홈즈를 읽고 있는데 저랑 잘 맞나 봅니다. 글자를 하나하나씩 천천히 읽어가며 다음 내용을 상상하고 예측하는 재미가 있다랄까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해하는 과정이 재밌는 것 같습니다. 역시 추리소설 👍👍 어서 빨리 퇴화를 막아 성장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계획들이 기초단계인지라 추상적이고 미약하지만 추후에 세세하고 더욱 의미 있게 짜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생각나서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바로바로 실행에 옮겨보려고요 ㅎㅎ 그것도 나름 의미있고 잘 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마무리

앞서 말했듯이, 생각을 정리할 곳이 필요했었는데 블로그를 만들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여러분도 의미 있는 방학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안녕!! 👋👋